작가: 英田 サキ
출판사: 덕간서점 캬라 문고 (2009/11/27)
-줄거리-
특출날 것 없이 평범한 25세 청년 '타나하시 코우타로우'.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있으면서도, 자신은 한번도 가슴 두근거리는 아련한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음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고, 그러면서도 지금의 현실에 안주하며 체념하고 살고있지요. 그러던 때에, 고교 동창회에서 7살 연상의 전 담임 '미즈하라 케이'와 재회하게 되고, 자신의 기억속의 평범했던 선생님과 지금의 조금 다른 시선에서 보이는 그와의 차이에 관심을 갖게 되빈다. 그러면서 우연이 겹쳐, 자신과 독서 취미가 비슷한 그와 함께있는 시간이 늘어가게 되고, 점점 그 시간을 편하게 생각하고 아끼게 되는 자신의 감정이, 있어선 안될 '연정' 임을 깨닫게 되지요. 하지만 자신은 게ㅇ가 아니고, 평생을 약속한 여자친구와의 미래도 버릴 수 없는 타나하시. 선생님이 자신을 좋아할리가 없다는 확신을 갖고, 그럼에도 처음 가지는 연정에 목말라 하면서 단순히, 곁에 있는 것으로만 만족하려 하지만, 그런 그의 마음을 눈치챈 미즈하라에게 혹독하게 차이게 됩니다. 그래도 끝까지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는 타나하시는 마지막이란 전제조건으로 그의 마음을 시험해 보는데...
생각 이상으로 너무 즐겁게 읽었던 아이다 사키상의 작품, '사랑 일리가 없어' 감상입니다.
제목의 코이히메야모는 여럿 분들이 여러가지 해석으로 봐주시던데..그냥 저는 계속 저 느낌만 받아서요. 두 사람이 주구장창 주장했던 겉 표면의 감정이 일단 저것..이라고 봐서^^; 더 깊은 의미도 있지만; 걍 입에 붙어 버린 느낌이라서 저걸로 써봅니다.
이번 작품, 이곳 저곳에서 애기 들었던 만큼 참 만감이 교차하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아이다상 작품인데도 야쿠자도, 마피아도, 경찰도, 범죄자도 없는데다가, 그렇다고 해서 어디하나 특출나게 튀거나 잘난 녀석들도 하나 나오지 않는, 정말 '남자들이 연애한다' 란 것만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연인들의 모습. 그 자체였어요. 아이다상도 인정하듯, 참 지미-하다고 하면 지미하다고 볼 수 있지만..
솔직히 저는, 아이다상이 쓰신 그 모든 이야기를 통틀어서 이 작품이 제일 좋습니다. 다 읽고 난 후에, 이렇게 감상을 쓰는 지금도 뭔가 가슴이 막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어서... 이걸보고 정말 만감이 교차한다고 하죠.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복잡 미묘한 심정이 마구마구-_ㅠ.
지미하다는 것 말고도 세메인 타나하시 때문에 이곳 저곳에서 평이 꽤 갈리는 이야기이도 합니다.
저도 후반 미즈하라 시점의 카키오로시 코이히메야모 부분을 읽기 전까지는, 타나하시를 썩 좋아하긴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진짜 비겁하기도 하고 최악에 지나치게 현실적인 녀석인데, 그 현실적인 부분이 묘하게 '용서 못할 놈이긴 한데 미워할 수 없잖아 젠장<-' 소리를 나오게 만들더라구요.
이녀석은, 처음 느낀 '연정' 이라는 감정에 휘둘리면서 그 감정을 어떻게 할 수도 없어서 스스로 깨닫고 있으면서도 참 치사하고 비겁하게 나올 수 밖에 없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다른건 몰라도 102 페이지의 그의 독백은...... 아마 여기서 대부분의 호불호가 갈릴 겁니다.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은 인정한다. 이게 처음으로 느껴보는 연정임을, 너무너무 좋아서 못 보고는 죽어버릴 것 처럼 애닳는 감정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남자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를 차버려서 까지 선택할 수는 없다.....
즉, 그가 천칭에 내걸고 있는건 단순히 선생님과 여자친구..가 아닌, 인생이 걸린 결혼...미래와, 보통에서 벗어난 동성과의 사랑...이란 거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겁니다....... 사실, 저도 이 부분에서는, 앞전까지 '그럴 수 있지' 하고 어느정도 타나하시를 봐줬던 것과 달리 '뭐 이런 놈이!!!' 하고 촘 분노 했었어요.;
그래서 그 후, 진짜 무진장 혹독하게. 타나하시의 시점이기 때문에 가슴이 찢어 갈리는 듯한 아픔을 줄 만큼 완전 대놓고 뻥 하고 차일 때에는 잠깐 속 시원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역시; 미워할 수 없어서 난처했습니다;. 이런 나쁜놈, 특히 여자 입장에서 볼 땐 뭐 이런 찢어죽일 놈이... 해야 하는데;; 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이 미워지지 않아서..ㅠ_ㅠ.
아마, 그가 처음부터 선생님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 라는 것을 알았다면, 저렇게까지 몹쓸 행동은 안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도 변명이긴 하죠.
진심으로 마음을 준 것도 아닌 채, 흘러가는 대로 결혼까지 약속해 놓고. 그러다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발견해서 '바람'이란 걸 알면서도 '마음 뿐이니까' 라고 스스로 면죄부를 내걸고 뻥 차여도 포기 못한 채 전전긍긍 하다가 급기야 고향에 내려가기 직전 여친을 차버리고 선생님을 찾아오다니........................... 이렇게 쓰고 보니, 왜 미워지지 않는지; 새삼스럽게 내가 이상한가? 싶습니다.
이건 다~ 아이다상이 너무 그럴듯하게, 타나하시를 용서해버리게 끔 감정 표현을 잘 써주셔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_ㅠ+.
어쨌건, 미즈하라가 그를 받아들일..락 말락 한 상태에서 타나하시의 이야기가 끝나고, 그 후의 전개는 미즈하라의 시점에서 이어집니다.
뭐; 알고보면 이녀석도 타나하시 몫지않게 있는대로 꼬여있달까....;. 아마 대놓고 타나하시만 미워할 수 없는게, 미즈하라의 제대로된 '우시로무키사'도 이유가 될 것 같아요. 저만 해도 앞전까지 타나하시를 보며 울컥했던 것도 잊고; 그를 동정하게 될 정도니..-_-;.
참 끈질기게도 꿋꿋하게 타나하시를 내치는 미즈하라. 그의 과거를 보게 되면서 그를 이해하게 되지만, 동시에 그 마음에 이해하게 되는게 슬퍼지더군요. 바람을 피운 상대와 여행을 떠났다가 차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그에 남겨진 어머니를 보는게 너무 괴로워서 마음 깊은곳에서 부터 아버지를 증오했던 미즈하라. 그랬던 그가 동료 교사인, 불화가 있다고 하지만 가정이 있는 오오타케를 좋아하게 되면서, 그와 마음이 통한 사이가 됬으면서도 그 기간 동안 정말 죽도록 힘들어 했지요. 처음 느낀 사랑이라는 감정에 휘둘려지면서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게 되어버리고. 그렇게 불같았던 사랑도 결국 끝을 맺은 후, 시간이 흘러 괜찮아졌다 싶었을 때에 재회한 옛 제자인 타나하시. 결혼을 약속한 여친이 있는 그를 좋아하게 되면서, 끝끝내 그가 여친을 상처입히고 자신에게 온 것을, 눈꼽만큼도 기쁘게 생각할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자신 때문에 타인이 상처받는게 겁나고, 그렇게해서 시작된 사랑이 언젠간 끝나버릴 것이 겁나고. 그 상처를 받게 될 스스로의 앞날이 무서워서 겁이 나고. .....
그래서 뭐, 후편 내~내~ 타나하시를 있는대로 애닳게 만든다지요. 우리 선생님<-.
삽질도 정도껏이여야지, 하고 원래대로라면 참 싫어졌을 타입의 우케일 텐데, 역시 이쪽도 미워지지 않는 본인;. 그저, 미즈하라는 참 착하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인이 겁쟁이인데다가 꼬인 성격인 건 확실하지만, 그래도 타인을 상처주기 싫어하는 마음과, 다 끝났어도 스스로를 용서 못하는 결벽증도.
전에 타나하시를 매몰차게 거절했었던 것도, 그가 여친과 끝내고 자신에게 왔어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도. 모두 그의 미래를 위해서...인 거죠.(물론 받아들이기 무서운 것도 있겠지만).
처음 느껴본 사랑에 모든것을 다 포기하고 내주며 몰아붙이는 타나하시, 그 사랑이란 것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또다시 겪게 될 통증이 무서워서 자꾸 피하는 미즈하라.
얘도 그렇고, 타나하시도 그렇고. 정말 그 속닳고 애닳은 사랑이 '동성연애' 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말 있을 법한. 그럴 듯한 녀석들입니다. 현실을 투영시킨다고 보면 너무 비약되긴 했어도, 특출날 것 없이 겁쟁이에 비겁한 두 사람이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영원히 끝나지 않는 사랑은 없다... 라는 말, 참 가슴 아픈 말이여서 제가 읽는 소설(홈오 노말 통틀어서)에선 될 수 있는 한 보고 싶지 않은 말이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말이긴 한데. 얘들이 내뱉는 저 대사는 씁쓸하지만 동감하게 됩니다. 진짜 영원히 계속되는, 두근거리고 가슴벅찬 사랑 따위는 없을 지도 모르지요. 적어도 전 겪어보지 못했으니깐요. 이 둘도 언젠가는 진짜 감정이 식고, 헤어지는 때가 올지도 모릅니다.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그럴 지도 모른다' 라는 가능성을 버리기가 어렵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라고 진짜, 후반부를 읽으면서, 책을 덮고 난 후에도 간절하게 바라게 되는 커플 이였습니다. 그렇게 될 수 없을 꺼라고 반 체념하고 있는데도, '그래도' 영원하길 바라게 되는 거.
왠지 이야기 속에서 계속 나왔던 모 반어법에 동감하게 되네요^^;.
아마, 이 후에도 본 성격이 우시로무키 그 자체이니 만큼 미즈하라는 겉과 속이 다른 고집을 피운다거나, 그렇게 타나하시를 들었다 놨다 하겠지요. 그래도, 사랑을 인정하고 그 사랑을 밀어붙일 때의 타나하시의 포용력과 깊은 마음을 믿고, 부디 잘 버텨주길(?) 바라고 있어요. ^^;
후속이 있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될 수 있는 한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부분이 어떻게 보여질 지 모모르겠단 느낌도 들고. 이 둘의 이야기는 이 책을 덮은 순간 책 안에서 고스란히 끝나줬으면 싶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삽화를 맡아주신 오야마다상. 진짜..님하ㅠㅠㅠㅠㅠ. 정말 너무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아우ㅠㅠ.
원래부터 좋아했던 분이셨지만, 어쩜 작품마다 다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시는지.
너무 잘어울리고 예뻤어요 이번 삽화. 오야마다상 그림에서, 흑발에, 메가네 캐릭터인데도 하나도 안 사나워 보이고 오히려 부드러워 보이는 기이현상(<-)도 다 겪어보고. 오야마다상이 그려주신 미즈하라와 타나하시는 정말 평범한 청년들로 보였습니다. (물론 특유의 이로케는 빼고).
정말 표지에서부터 감격먹고, 책장 넘길 때 마다 나오는 삽화에서 감탄 연발하면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싶은 기분이예요. 너무 좋았습니다...예....
다 읽고 눈물이 날락 말락, 이런저런 상념에 빠질락 말락..하며 어느 의미, 저를 들었다 놨다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칭찬 보다는 순~ 안좋은 이야기만 실컷 쓴것 같은데도. 결국 평점은 최고 점에서 쬐끔 모자란 점수로 고고씽.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 계신 분께는, 한번 읽어보셨으면..하고 조심스럽게 추천해 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 감상을 보여주실 지가 궁금하네요.ㅎㅎ
읽은 날짜 :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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