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満天星
작가: 神江 真凪
출판사: 후타미 서점 샤레드 문고 (2008/10/20)

-줄거리-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조모와 함께 살아오다 조모가 돌아가신 후 상경해 조용한 시골의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는 23세 청년 '쿄우'. 언제나 조용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성격의 그는, 자주 도서관을 찾아오는 청년 '키미즈카 에이지'와 친해지게 되고 자신과 정 반대로 강한 인상의 그에게 동경을 품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키미즈카의 권유에 함께 식사를 하게 되고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중 쿄우가 가장 존경하는, 소설 'SQUARE'를 쓴 작가에 대한 화제가 나오고 그 책의 표지 그림의 원본을 키미즈카가 가지고 있다는 말에 그의 집까지 따라가게 되지요. 그리고 다음 날, 술에 취해 기억이 어영부영한 쿄우는 자신이 어젯 밤 그의 집에서 키미즈카와 성적인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경악 하게 됩니다. 그런 쿄우에게 키미즈카는 사귀자며 강제적인 협박을 해오고 결국 거기에 승낙하게 되버리지요. 그러나 처음의 강압적인 협박과는 달리 실제로 사귀면서 키미즈카는 쿄우를 한 없이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해주고..하나뿐인 조모가 돌아가신 후 누구에게도 얻을 수 없었던 따뜻함을 받게된 쿄우는 서서히 그에게 끌려가기 시작하는데...
평점 : ★★★★

9월 말에 나왔던 카미에 마나기상의 신작 '만천성' 감상 입니다.

받기 전까지 꽤나 애를 먹었던 작품이고 해서 받으면 즉시 읽어야지~ 하고 벼르고 있다가 결국 이제서야 잡게 되었어요. 뭐, 읽어보니 그때 잡은 것 보다 요즘 계절에 잡는게 더 잘 어울렸다는 생각에 만족 했었지만. 작품의 전체적 배경은 '겨울' 에 맞춰져 있어서 요즘 처럼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때에 읽으니 소설에 더 집중하기 좋게끔 분위기가 잡히더라구요. 그래서 평소보다 더 감정적인 기분이 되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카미에상의 전작 '퍼스트 러브' 를 너무 재밌게 읽었었던 지라 이번 작을 잡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내 가슴을 두드릴까..하는 기대로 잡아보았던 이번 작품.
어둠 침침한 표지와는 달리, 상당히 섬세하고 맑은 느낌의 이야기 였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가 밝은 편은 절대 아니구요.. 오히려 상처가 많은 두 주인공들 인지라 분위기 쪽을 따지면 어두운 쪽이 맞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안고 과거를 극복해 나가는 전개를 보면 그저 어둡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라는거죠. 조용조용히...누군가가 책을 조곤조곤 읽어주는 느낌의 섬세한 소설 이라고 생각 합니다.

처음에 읽기 시작 했을 때는, 쿄우가 동경하는 작가 '츠카하라 에이이치' 의 정체가 '키미즈카' 라는 부분이 이 소설의 절정 부분인가..생각 했었는데 본격 하이라이트는 다른데 있었습니다.
쿄우를 만난 처음에서 부터 그에게 친근하게 굴며, 함께 밤을 보낸 후 협박 까지 해오면서 쿄우에게 집착해 오는 키미즈카의 본의. 그게 절정 이더라구요.
솔직히 말해서.. '대역' 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 소설에 따라서이긴 하지만, 어떤 소설에서는 소중한 사람이 없어진 후 다른 누군가를 대역으로 삼아 그 모습을 겹쳐 보면서, '과거의 인물이 아닌 지금의 당신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 고백만으로 끝나는게 아닌, '너를 좋아하지만 그 때 그 사람을 좋아 했던 내 마음도 거짓이 아냐 이해해줘'.<- 이런 거, 뭔가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저는 그래요. 양다리라고 까지 몰아붙일 생각은 없지만 마음을 양분해, 모든것을 주지 않는 그 상태 자체가 치사하다고 생각 합니다. 물론 제대로 누군가를 좋아해 본적이 없는 저이니까(<-다 밝혀지고) 저런 마음이 있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알기는 하지만... 역시 감성적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은 아니예요.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 작품 역시 저런 분류에 들어갔습니다. 키미즈카에게 있어 쿄우와, 옛 연인 '이치야' 는 아마 같은 정도의 마음 이겠지요. 당사자인 쿄우는 그래도 상관 없겠지만....
키미즈카의 절실한 마음 역시 읽다 보면 느껴져서, 이 이상의 비난은 할 순 없어도 기분적으로 떨쳐지지 못한 찜찜함은 남는 느낌이였습니다. .....어쨋든 그렇다고 해서 이 책 자체가 싫어지는건 아니지만은요.

주인공인 쿄우. 부모를 어렸을 때 여의고 단 하나뿐인 가족, 조모 밑에서 자라왔던 그는 소중한 사람을 잃고 난 후 어떻게 해서도 메울 수 없는 쓸쓸함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 입니다. 작품 뒤에 밝혀지지만, 꽤나 어두웠던 성장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코 남을 원망하지도 않는, 그 대신 자기 자신을 자책하기만 하는 착하디 착한 녀석이예요. 그래서 초반 강압적으로 자신에게 다가왔던 키미즈카를 거부하지 못하고, 그와 사귀면서 그가 주는 따스함과 평온에 물들어져가서 그가 없이는 살 수 없을 만큼 좋아지게 되었을 때.  밝혀지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 하면서도 또 키미즈카를 원망하지 않는....
사실 저 뒷 부분을 읽었을 때는 꽤나 답답해 하며 화를 냈었습니다. 자기 말로는 키미즈카가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단지 '말하지 않았다' 라는 것 뿐이라며 슬퍼하는데.. 아니, 분명 키미즈카는 거짓말을 말하지 않았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이용 당한게 아니냐고!.. 어떻게 화가 안 날수 있겠어요. 저 조용하고 착하고.. 한번 마음을 주게 되면 모든 것을 다 주고 빠져 들게 되는 쿄우의 마음을 다 알수가 있는데!...
동기야 어찌 되었던 지금은 대역이 아닌, '쿄우' 자신을 사랑하게 된 키미즈카의 절실한 애정을 그가 쓴 소설.. 출간해 낼 수 없는 그저 '러브레터'에 불과한, 쿄우만을 위해 쓴 소설을 읽고 그의 사랑을 확인 할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쿄우가 너무 쉽게 그를 용서한게 아닌가 싶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위에서 한 내 분노는 뭐가 돼...(<-야)

그리고 상대방, 처음 쿄우를 만났을 때 부터 긴장하면 톤이 높아지는 '목소리' 가, 병으로 죽었던 연인 '이치야' 와 무서우리 만큼 닮았다는 이유로 그에게 접근하고,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은 채 강제적으로 쿄우를 손에 넣으려 했던 키미즈카.
처음에는 쿄우 자신을 보지 않고 그가 자신을 불러주는.. 이치야를 떠올릴 수 있는 '목소리' 에 집착하던 그는, 서서히 쿄우의 '이치야와 다른 면' 을 발견하게 되고 망설이면서도 그 부분 들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쿄우와 함께 그가 지냈던 곳으로 돌아가서 쿄우의 아팠던 과거를 들으면서.. 그저 참기만 하고 남을 원망하지 않으며 속으로 삭히는 그를 보며 이치야가 어떻고 저떻고를 떠나서 그저 '쿄우' 만을 달래주고 감싸주고 싶은 마음을 깨닫게 되고 그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동기가 동기니 만큼, 대역으로 삼기 위해 다가왔었던 자신의 비겁함을 자각하고, 오랫 동안 잊고 싶었었던 추억의 물건. 이치야와 함께 찍었던 비디오를 보며 쿄우가 닮았다고 생각 했었던 이치야의 목소리를 확인 하려 듭니다. 자신안에서 비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쿄우의 존재를 다시금 확인 하면서 안도 했던 그와는 달리, 쿄우에게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 일이 되어 버리고.. 결국 모든 것을 알게된 쿄우는 그를 멀리 해버리게 되지요.
시종 일관 쿄우의 시점에서 나와서, 저 기간 동안 키미즈카가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_-)는 몇 마디 말 정도로 밖에는 알 수 없어서 그게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전작인 '퍼스트 러브' 에서는, 잘못을 저질렀던 '세라' 의 시점도 나와서 그가 얼마나 아파 하는지, 후회 하는지 다 알수 있어서 그나마 용서가 됬었는데.... 조금이라도 키미즈카의 시점이 나왔다면 진짜 좋았을 꺼라는 아쉬움을 떨쳐 버릴 수가 없어요...;ㅁ;.  주인공이 괴로운 것 보다는 세메의 철저한 '후회' 를 더 좋아하는 저로서는 참으로 아쉬운 시츄였습니다. OTL. 거기다가 끝까지 쿄우와 이치야의 두 존재를 마음에 품고 살아갈 녀석이라 위에 구구절절히 말했었던 이유 처럼 이해 안되기도 했고(..)
...솔직히 다 읽고 난 후에는 '어떤 마법 같은걸 쓰던지 해서, 반전으로 이치야를 살려 놓고 키미즈카에게 그와 쿄우, 둘 중 누구를 선택 할 건지의 상황' 만들어 보고 싶은 충동을 아주 심하게(!) 느꼈었습니다..... 쿄우가 행복해지고, 키미즈카가 그와 미래를 생각 하게 된 엔딩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진짜 어떻게 해서도 버릴 수 없는 미련으로, 저런 상황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누굴 선택 할꺼니..응?....-_-?<-

삽화가이신 타테이시 료상. 삽화 맡으신 작품이 별로 없는 데다가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이것 뿐인데, 꽤나 사실적(?)인 그림체로 그리시는 분이시네요. 솔직히 말해, 처음 책을 딱 펼쳤을 때 보였던 안쪽 컬러 삽화는 굉장히 사실적;;이라 좀 놀랬었습니다만.. 읽다 보면 작품의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라 별로 신경 쓰이지 않더라구요. 결코 이상한 그림체는 아닌데, 워낙에 만화 같이 순정틱한 그림체들을 많이 보다 보니 그 차이점이 느껴져서 좀 색다른 기분이 드는 쪽입니다. 일단 다음 삽화작(;)도 질러놓고 기다리는 중이라 그것 까지 받아 보면 좀 이미지가 잡히지 않을까..하고 기대는 하고 있어요.^^
그리고 카미에 마나기상.
여지껏 달랑 3권만 내신 신인 작가 분이신데.. 제 눈에 콩깍지가 씌인 건지.. 저로서는 진짜 진짜 좋은 글을 쓰시는 작가 분이라고 마구 칭찬해드리고 싶은 느낌 입니다. 이번 작 소재가 좀 아니였다 뿐이지, 소설 자체로 읽기에는 무척 섬세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상당히 재밌었어요. 뒤로 갈수록 문체라든가 전개가 더 다듬어지고 발전하시는 분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번 소설로 인해, 나오는 소설은 모두 사모을 팬심도 확보 되었고.. 다음 작품을 기다리려구요.^^

이 책을 사놓고 안 읽고 계신 분이나 아직 안 사보신 분들 께는 시간을 내서 읽어보아도 괜찮을 만한 소설이라고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정말 적격으로,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차갑고도 따뜻한 겨울의 분위기, 별이 빛나는 맑은 밤하늘의 분위기 등이 너무 잘 다가와서 좋았거든요. 이야기 자체도 재밌는 편이니 추천해도 욕먹지 않을 자신은 있습니다^^;

읽은 날짜 :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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