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雪よ林檎の香のごとく
작가: 一穂 ミチ
출판사: 신서관 디어플러스 문고 (2008/07/10)

-줄거리-

여러번의 실패로 부모님의 기대에 못 미친 스스로에 대한 실망으로, 편입을 준비해 열공하면서 만사에 시들한 고교 1학년 '유우키 시오'. 그러던 어느날, 담임인 국어 교사 '카츠라 에이지'의 의외의 모습..평소의 활발함과 거리가 먼, 조용하게 눈물 흘리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그동안 신경쓰지 않았던 카츠라에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처음에는 정말 이상한 사람, 하지만 가벼워 보이고 밝은 겉모습에 포장된, 누구보다도 고독한 모습을 숨겨둔 사람. 그가 가르쳐준 '하쿠슈'의 시에 숨겨져 있던 카츠라의 힘들고 가슴아픈 과거를 알게 된 시오는 동시에 절대로 두 번 다시 사랑하지 않겠다는 담임교사를 좋아하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평점 : ★★★★★

솔직히 제 주위에서 일본 원서 BL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 아마도 본인이 제일 늦게 읽었을 것이 뻔한, 이치호 미치상의 데뷔작 '눈이여 사과 향기 처럼' 감상입니다.

....줄거리 이상한거 다 압니다. 예..... 
이 작품 다 읽고 맨 처음에 든 생각은, '이거 감상을 어떻게 쓰지?' 라는 아주 간단한 질문이더라구요... 정말 재밌게 읽은 것, 그리고 읽을 때 만감이 교차하게 만드는 것. 등등의 작품은 정말이지, 쓰기 어렵습니다. 쓰기 싫어요(<-). 쓸 자신이 없다고 해야 맞는 말인지..^^;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너무 유명한(!) 작품이여서 이미 왠만한 분들이 다 읽으신 덕분에 딱히 줄거리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게 다행입니다. 구구절절히 쓰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느낀점만 가볍게.

너무나 힘든 과거를 지닌 어른과, 그 잘못을 저질렀던, 같은 나이대의 강한 소년의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시오.. 자체는, 조용하면서도 강하고 올곧은 좋은 소년이라고 생각 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 뿐. 저는 이 이야기에서 시오보다는 카츠라에게 초첨이 맞춰져서 읽게 되더라구요. 시오의 시점이긴 해도.... 시오가 좋아하는 사람을 발견해서 실컷 고민하고 힘들어하면서도 그 사랑을 이루는 모습도 좋지만, 그보다 더
'10년'이란 긴 세월 동안, 자기혐오와 후회속을 지나 정말 무한히 고독했던, 그렇게 굳게 마음을 닫아 걸고 있었던 카츠라가 행복해진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 그게 제일 좋았어요.
중반부 까지 시오의 눈 높이에서 시오가 어떻게 카츠라에게 끌려가는지, 마음을 열어보이고 그를 좋아하게 되는지를 보면서까진 그냥 그렇게, 사랑이 이루어지는 커플 하나 보겠지(?) 라는 덤덤한 마음으로 지켜 보았습니다. 그러다 카츠라가 시오에게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는 장면. 거기서 부터 카츠라에게 마음이 송두리 채 빼앗겨 버렸어요.^^;
이미 저 빼곤 다른 모든 분들이 보셨을 작품 답게 리뷰가 넘쳐나고, 그만큼 네타도 가득 접해서 내용을 다 알고 있었었거든요. 그런데도 직접 글로..카츠라의 덤덤하고 조용한 말투로 풀어내는 과거의 이야기는, 짤막한 몇 마디의 말 너머로 그때 당시에 카츠라가 느꼈던 가슴 벅찬 사랑, 죽어도 좋았을 격정..그리고 뼈아픈 자기 혐오와 후회와 좌절등이 한꺼번에 느껴지더라구요. 마치 다 잊은 것 처럼 덤덤한 말투임에도 아직도 가슴에 박혀있는 '현재'임이 다 드러나듯이.
그래서 카츠라의,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가슴의 통증을 알게된 시오 역시 모든걸 알았음에도 포기하지 못하고 삿뽀로까지 가게 만들만큼, 그의 과거는 정말 아파보였습니다.
순정만화든 소설이든, 어디선가 봤을 법한 '과거' 인데도 그때그때엔 느껴보지 못한 가슴아릿한 통증을 그 몇 페이지 사이에 느껴버렸어요. 그래서 읽다가 가슴 아파서 덮고 딴짓으로 새어버렸었습니다. 어제^^;. ... 진짜, 잘 생각해 보면 결코 내 고통이 아니고 내 것도 될 수 없는데 왜 이렇게 쓸데없이 공감해 버려서 고생하나 몰라요<-.

카츠라의 시점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카츠라가 시오의 고백을 듣고 자신이 했던 결심대로 시오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것 처럼 보이면서도 시오에게 관섭하고.. 그리고 누구에게도 밝힐 생각이 없었던 비밀을 밝힌 후 삿뽀로까지 가버린 시오를 데리러 갔을 때.............까지의 그의 마음이,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는 솔직히 잘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었던 헤묵은 상처를 시오에게 보였을 때 부터 이미 타인이 아닌 존재가 되었지 않았나..? 하는 짐작 뿐이지요. 그리고 바보같이 솔직하게 학교까지 빼먹고 삿뽀로까지 가서 '유우키'의 행복을 확인하는 '강한' 시오에게 정말로 마음이 뺐겼을 꺼다...라는 또 나름대로의 짐작 뿐^^;.

연인이 된 후, 등장하는 조연 '카코이' 때문에 잠시 힘든 시오와, 그런 그의 고민을 알 수 없었지만, 가슴의 아픔을 참아내고 자신의 등을 밀어준 시오 덕분에 12년 전의, 이제는 피가 나지 않는 아문 상처와 대면 할 수 있었던 카츠라. '유우코'의 앞에서, '굉장히 귀엽고, 강하고 상냥하고..모든것을 다 알면서 자신의 곁에서 자신을 구해주는 소중한 아이'를 자랑하는 그를 보면서... 둘이 처음 마음을 고백했을 때 '행복하게 해줘' 라는 카츠라의 부탁을, 시오가 제대로 들어줬구나 라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점에서 시오는 카코이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었으니 잘 몰랐겠지만^^;.

쌓인 상처를 넘어 고독 한 가운데에 있었던 카츠라에게, 유일하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시오.
벚꽃잎이 떨어지는 시작되는 봄, 함께 서있는 두 사람을 보면서 행복해져서 다행이라고..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오에게 고마웠어요^^.

조용조용히 내리는 눈처럼 투명감이 느껴지는 소설 이였습니다. 정말 이곳저곳에서 극찬하던, 평하던 그대로의 작품이예요. 제가 여기서 더이상 수식어를 갖다 붙일 필요도 없을 만큼.
솔직히 이런 작품은 읽고 난 후에 여운이 너무 길게 가서 좀 그렇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은, 마냥 가슴 아프기만 한것 보다는 어떻게 보면 호노보노의 따뜻한 사랑을 하는 녀석들이여서 그렇게까지 아프게 남을 것 같진 않아서 다행입니다. 이야기의 분위기는 결코 가볍지 않은데도 두 사람의 만담같은 대화라든가, 곁에서 지켜봐주는..단 한 사람도 나쁜 사람이 나오지 않는 조연들의 모습도 귀엽고 따뜻했어요. (카코이는 좀 미묘하지만..나쁜 인간은 아닌거 같으니까 (..)

삽화가이신 타케미야상. 저는 잘 모르는 분이였지만, 이 이야기의 분위기와는 너무 잘 맞는 투명감 있는 일러스트 였습니다. 시오는 귀엽고 카츠라는 멋지고^^.
캐릭터와 이야기, 일러스트까지 삼 박자가 딱 맞게끔 도와주는 멋진 삽화 였어요. 만족합니다 매우^^.

지금 느낌 같아선 바로 이치호상의 다음작 '오르트 구름'으로 넘어가고 싶기도 하고... 좀 더 아껴뒀다가 기회를 잡아서 읽고 싶기도 하고, 망설여지네요.
지금 이 작품에 별다섯!!을 외칠 수 없었던게;ㅁ; 요 근래 이것저것 정신이 팔려있는 도중, 틈틈히 읽은 거라서 책의 분위기를 완전 100% 맛볼 수 없었던 아쉬움 때문이였거든요. 뭔가... 딱 울거 같은데, 딱 더 느낄 수 있을 거 같은데 방해물(?)이 끼어들어서 흐지부지한 감을 몇 번이고 느꼈었습니다-_ㅠ.
...애초부터 이런걸 집에서 조용히 읽지 않고, 들고 다니면서 읽는 본인이 잘못 이겠지만;.

3권 밖에 없는걸 2권이나 읽어치우면 또 어찌 기다리나 라는 걱정도 드는것도 한 몫;.
요근래 뭘 많이 받아서 읽을게 밀려있기도 하고... 어쨋든 고민해 봐야겠네요.
읽은 날짜 :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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