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원서(소설) 감상/★3~ 이상

INVISIBLE RISK 3 / 崎谷 はるひ

sie84 2010. 10. 29. 15:16

제목: INVISIBLE RISK 3
작가: 崎谷 はるひ
출판사: 프론티아 워크스 다리아 문고 (2010/07/13)

-줄거리-

2인조 유닛 락 밴드 '인비지블 리스크'로 메이져 데뷔 한지 2년 째 되는 '시오노'와 '스기모토'.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는 그들이지만, 데뷔 전부터 살고 있었던 낡은 아파트에서의 주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친구이자 매니저인 '이와세'에게서 줄기차게 이사 권유를 받고 있지만, 함께 했던 추억과 애착이 담긴 아파트에서 나오고 싶지 않아 미루고만 있는 두 사람. 하지만, 뜻하지 않게 두 사람이 '연인 사이'임을 이마세에게 들키게 되고, 반 강제적으로 이사를 해야하는 상황에 처하지요. 몇 년 동안 줄곧 같이 생활한 만큼, 스기모토와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불안해 하는 시오노는..
평점 : ★★★

역시(?) 이어서 읽은 시리즈 3권이자 완결인 '인비지블 리스크 3' 감상입니다.

본편인 인비지블 리스크가 2권 중간쯤에 끝난 이 후, 시간 순으로 두 사람의 행적을 쫒아가는 식의 단편이 이어지고.
이번 3권은 아예 대놓고 단편 모음집이더군요^^;.
총 4개의 단편이 실려있고, 그중 3개는 동인지 수록본. 제일 마지막의 단편은 카키오로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2권에 이어, 이 둘이 걸어가는 길. 연인으로서 우여곡절을 거듭해 더 단단한 애정으로 묶이는 과정을 따라갈 수 있어서, 단편 모음집도 나쁘지 않았어요. 엉뚱한 과거 에피소드 같은게 없었으니 평이 후해졌던 거기도 하지만.

위 줄거리에선, 제일 첫 단편만 정리해 둔 거고 나머지는 죄다 다른 이야기. 시간상으로도 제각기 다릅니다.
데뷔 2년 차에서, 매니져인 이마세에게 관계를 들켜 따로따로 떨어져 살아야 하는 두 사람.
데뷔 5년 후쯤, 건강 상태가 악화된 시오노가 쉬고, 스기모토가 솔로 활동을 시작할 때의 에피소드.
그 후 1여년 후에, 파파라치 사진에 얽혀 사랑싸움(?)을 하고. 마지막 에피소드는, 기대했었던 데뷔 20년 후의 미중년(?)의 두 사람!...의 전개로 꽉찬 단편집이였어요.

그 어떤 단편이든 간에 시오노의 시점에서 전개되면서, 스기모토가 얼마나 시오노를 아끼고 사랑하는지 충분히 드러난 만큼 달달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1,2권..본편의 스기모토 시점에서 그 불안정하고 서투르던 청년이, 다 어디 간 마냥. 연인이 된 후에는 앞장서서 시오노를 이끌어주고 뒤를 받쳐주는 등, '파트너'로서, 연인으로서, 정말 듬직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에 비해 시오노는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그때 마다 불안해하고 힘들어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봐주고 감싸주는 스기모토가 있어, 그때 그때 잘 헤쳐나가더군요.

그렇게 알콩달콩, 사랑싸움 하면서도 잘 지내는 두 사람을 보며 흐뭇해 하던 것도 잠시. 처음 이 두 사람을 봤을 때엔 생각도 못했었던 여럿 시련이 닥쳐오는데....
마지막 카키오로시에서 본, 20년 후의 두 사람의 모습은 제가 상상 했던 것과 좀 많이 달라서 깜짝 놀랬었습니다.
마냥 달달하고 행복하기만 나날을 보낸게 아닌, 갖은 시련을 겪고 힘들게 헤쳐오면서 단단해진 두 사람을 보여주더군요.

39살, 40살의 두 사람 중, 시오노의 시점에서 과거 회상하는 식으로 그들에게 있었던 일을 설명합니다.
현재 스기모토는 작은 예능 사무소을 차려, 작곡가겸 음악 프로듀서겸, 사무소 사장. 시오노를 제외하고도 수어명의 신인 가수들을 발굴해 내는 업계의 큰 손(?)이 되어 있지요. 시오노는 배우겸 가수.  다른 뮤지션들과 코라보레이션의 음악 활동은 가끔 하고 있지만, 인비지블 리스크로서의 활동은 10년 넘게 '무기한 휴식 중'인 상태지요.
함께 시작했던 두 사람이,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이렇게 다른 위치에 서기 까지의 과정이 꽤 심각했었습니다.
일단, 시오노에게는 천성적으로 몸이 약하달까.. '빈혈'증세가 있어서, 이게 라이브 활동에 큰 지장을 줄 정도로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합니다. 그 때문에 라이브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래 소속되어 있던 사무실과 큰 싸움을 벌여, 스기모토가 직접 사무실을 차리는 큰 사건 하나 벌리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스기모토는 점점 더 음악적으로 성장하며 앞을 나아가는데, 자신은 멈춰져 있는 현실에 있는대로 몰아붙여진 시오노는 급기야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지지요. 이 때, 행적을 감추고 사라진 시오노 때문에, 예전.. 연인이 되기 전 엇갈림으로 사라진 시오노를 찾다가 쓰러졌었을 때 보다, 더 크게 건강을 헤쳐 몸져 누운 스기모토.
이 때, 자신의 곁에 있는게 힘들어 도망치고 싶다면, 놓아주겠다는. 한번 더 사라지면 다신 찾지 않을 거라는 스기모토의 가슴 서늘한 말에 맘 아파하는 시오노를 보며 저도 가슴이 아파져서..;ㅁ;. 누가 잘못 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서 어찌 해결되는가 했다지요.
뭐, 금방 서로 털어놓고 화해(?)하긴 했지만.. 비록 시오노를 위해서 한 말이였다 해도, '그' 스기모토가 꺼낸 말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만큼 서늘해서.. 이 장면은 좀 싫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다고 해도 말이죠... 시오노의 시점이다보니 시오노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맘 한켠이 싸늘~해지는게 아주-_-;.

그런 고비도 해쳐, 지금의 단단해진 두 사람이 있습니다만... 사키야상이, 어째서 이렇게 힘든 시련을 두 사람에 내렸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후기를 보면, 본편의 두 사람은 그 때 그 시절의 자신이 쓸 수 있었던 거고. 카키오로시의 두 사람은 지금의 자신이라서 쓸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하셨는데.
그럼 요즘의 그 있는대로 암울하고 밑바닥 까지 떨어지는 내용은, 요즘 사키야상이 성립시킨 문체라는 건가?; 싶어서 좀 심난 하기도 하고...;?.
저는 역시, 예전 쪽에 손 들고 싶습니다. 단단해 지고 더 사랑이 깊어진 두 사람...은 좋았긴 하지만, 여러모로 좀 현실적인, 가슴 아픈 부분이 많은 지금의 두 사람을 생각치도 못했던 만큼, 좀 뒤통수 맞은 기분이여서 말이죠-_-;.
...글로는 잘 설명 안가는데, 아무튼 그랬습니다;. 네(..).

데뷔 20주년이 되어서야, 겨우 몸 상태를 추스려 인비지블 리스크로서 다시 노래 할 수 있게 된 시오노와, 그런 그를 믿고 계속 기다려준 스기모토. 마지막 페이지의, 염원의 콘서트를 열고 기뻐 하는 모두를 보며, 감개무량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만은... 마지막 남는건, 달콤쌉싸름한 미묘~한 감정이라서 말이죠. 그래서 별 셋.
하냥마냥, 무난평탄한 세월을 보낸다는게 오히려 더 말이 안되는 설정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함께 있으면서 행복했을 두 사람을 기대했었던 만큼. 어느정도 배신감도 느껴지고... 복잡하지요 정말;.

그래도, 책을 덮고 처음 느낀 감정은 차라리 이 마지막 단편은 안 읽으니 만 못한게 아니였나...싶었는데.  뭐,이 포스팅을 하는 지금은, 어느정도 맘 정리가 되어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 함께 꿈을 향해 걸어가. 우여곡절을 겪고 어떤 형태로든 꿈을 이뤄내 앞으로도 함께 나아갈 미래.
이이상은 볼 수 없는 그들의 미래가, 더 힘든일 없이 행복하기만을 바래봅니다. 이제 겨우(<-) 반평생 살았다고 하니, 남은 반평생도 함께 들러붙어서 알콩달콩 살아봐야겠지요.
근데, 이왕 시오노가 프로포즈(^^)도 한 겸, 결혼식 에피소드 같은것도 있었음 좋았을 지도 모르는데. ㅋㅋㅋ 뭔가 이미지가 안맞긴 하네요 이 둘에겐^^;.

사키야상의 다음 작품은, 시리즈는 좀 피해야겠어요.
여러모로 후유증이(..)................ 근데; 생각해보니, 이거 말곤 한 커플로 주구장창 이어지는 시리즈가 없구나 나한텐;. (지에이+오미 어쩌고하는 시리즈가 수중에 없음;)

읽은 날짜 : 10월 25일